일본의 성형수술 문화는 어떨까? 이를 위해서는 일본 문화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성형수술을 외과적으로 신체의 일부분을 고치거나 만들어 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칼을 사용해서 대수술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말처럼 부모님이 물려준 신체에는 칼을 대지 않는 유학적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성형’ 대신 ‘미용정형’으로 불리는 시술시장이 발전했다. 우리나라에도 확산된 미용성형이라는 개념과 비슷하다. 칼을 쓰지 않거나 최소한의 시술로 성형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흔히 얘기하는 성형수술에 비해 가볍고 부담이 없다.

우리나라는 쌍꺼풀 수술을 성형수술이라고 규정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쌍꺼풀 수술은 미용정형의 범주에 넣고 있다. 자연적인 미를 강조하기에 성형시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여자들에게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은 똑같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마음을 막는 장벽은 무엇일까?

일본은 유럽과 같은 구조를 가진 나라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탁의 기사처럼 성을 중심으로 기사가 성주를 보좌하는 구조의 유럽식 정치체제와 많이 닮았다. 일본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사무라이’라는 조직이 있었다. 복종하지 않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목숨을 뺏을 수 있는 무서운 집단이었다. 물론 자신의 주군이 전쟁에서 패하면 스스로 할복해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대담성도 가졌다.

이런 시대를 거친 일본 여성들은 남자들에게 반항할 수 없는 존재였다. 복종이 미덕이었던 일본의 여성은 성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존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사무라이의 칼’이 이제는 새로운 일본 세대에게 ‘성형의 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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