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이정재가 조선시대의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는 관상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이정재는 젠틀한 이미지로 다양한 광고를 찍는 연예인이다. 그런 이정재를 수양대군처럼 분장을 하고 나니 영락없는 쿠데타의 주역으로 보였다.

관상은 이목구비나 얼굴형, 특징 등의 외모를 통해 사람의 운명과 성격을 예측한다고 한다. 타고난 관상은 바꾸기 어렵다지만 최근에는 의지만 있다면 성형을 통해 관상을 바꿀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원래 모습을 바꾸는 것이니 영구적인 분장이라고도 부른다.

예전에 TV에서 진짜 노숙자를 사장으로 분장해 관상가와 철학관에서 그 사람의 직업과 현재 운명을 파악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다. 역술가들이 그의 사주팔자를 알기 전까지는 사장으로 분장한 노숙자의 관상에서 거지의 빈상은 드러나지 않았다. 일반인들은 겉모습만 보고 사장으로 믿었다. 외모에 따라 사람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무의식적으로 학습되기도 했다. 어렸을 적 즐겨보던 만화에 나오던 주인공들은 예쁘고 잘생겼지만 악당들은 대부분 못되게 생겼다. 얼굴만 보고도 악당인지 아닌지를 분간해 낼 수 있을 정도였다.

연쇄살인범들의 관상은 어떨까? ‘연쇄살인마’라는 이미지와 방송에 나오는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 때문에 포악하고 날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오히려 미남에다가 착한 얼굴로 살아가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자 소시오패스도 존재한다.

반대로 마음은 따뜻하지만 외모가 무섭게 생겨 불이익을 받은 경우도 있다. 특히 연예인들은 외모로 인한 고충을 많이 겪는다. 빼어난 외모가 아니어서 멋지거나 예쁜 역할을 맡지 못하거나 ‘못되게 생겼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취업 등을 위해 ‘관상 성형’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한 설문조사 결과 외모 때문에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21%에 달하기도 했다.

성형으로 본인의 콤플렉스를 개선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다면 생활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성형수술을 통해 관상을 바꿔 인생이 바뀐다면 어떨까? 그래도 성형수술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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