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역사는 그 시대의 관점과 생각으로 판단해야 한다. 현재 성형수술은 예쁘고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싶은 욕심에서 출발한다. 상대적 우월감을 표시하는 행위인 동시에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원시시대의 성형은 과연 어떤 형태였을까? 현재와 같은 미용 목적보다는 다친 부위를 치료하는 ‘재건’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기원전 2500년에서 600년 사이 인도에서는 코 성형수술이 많았다고 한다. 힌두교에서는 간통한 아내나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딸의 코를 절단하는 것이 허용됐다. 이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한 성형수술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왕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성형수술이 시행됐다. 왕의 요청에 따라 왕이 죽은 이후 미라를 성형했다. 중세 로마에서는 검투사들이 흉터를 지우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았다.

기원전 2~3세기에는 중국에서도 구순구개열(언청이) 교정수술이 행해졌다고 한다. 진시황 시절 언청이를 수술로 교정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미용 목적의 성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도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원시부족의 마을에 가면 여자들의 목을 기린처럼 늘어뜨린 사진을 볼 수 있다. 기이한 형태의 보형물을 몸 속에 넣어서 자신의 미적 가치를 극대화한 사례도 있다.

원시시대나 중세시대의 조각이나 그림을 보면 다산을 할 수 있는 풍만한 가슴을 가진 통통한 여자를 미인으로 생각했다. 가냘픈 몸매에 키는 크고 가슴, 허리의 S라인을 강조하는 현재와는 다른 관점이다.

과거와 현재는 미의 기준도, 보형물 종류도 다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름답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이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의 욕구를 넘어 타인의 존경을 받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욕구다.

그런데 이 성형문화가 왜곡되고 삐뚤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성형이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순간 성형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된다.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 순수한 마음을 왜곡시키는 사람들에게 그 죄를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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