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출현한 이래 여성에게 가슴은 다산의 상징인 동시에 행동의 장벽이었다. 학창시절 여학생들에게 달리기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가슴의 출렁거림으로 인해 무게중심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그 모습을 놀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아예 가슴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현대적 의미의 가슴수술은 1890년대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행됐다. 의사 로버트 거서니는 예쁜 가슴을 만들기 위해 여성의 가슴에 파라핀 주사를 놓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몸에 주입된 파라핀은 다른 부위로 이동해 그 현장에서 바로 폐기됐다.

1920~1930년대에는 엉덩이나 복부 부분에서 지방을 채취해 가슴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방은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 흡수되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특히 균일하지 않게 울퉁불퉁 사라져 가슴의 모양이 이상해지는 후유증을 남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의사 로버트 앨런 프랭클린이 폴리우레탄 소재로 추정되는 ‘서지폼’이라는 인공보형물로 가슴성형의 황금기를 열었다. 그러나 완벽한 인공보형물을 만들지는 못했다. 유리공, 나무, 연골, 폴리비닐 스펀지, 테플론까지 다양한 인공보형물이 시도됐으나 모두 실패했다. 특히 마를린 먼로가 가슴에 이식한 것으로 전해지는 스펀지는 인체 내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폐기됐다.

그 다음으로 등장한 것이 실리콘이다. 실리콘 가슴성형은 일본인 매춘부가 일본에 주둔한 미군을 상대하기 위해 공업용 실리콘을 주입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요코하마 항구에서는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던 실리콘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자주 일어나기도 했다.

가슴성형은 식염수, 라운드, 텍스쳐, 물방울 등 다양한 보형물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현재의 안전한 가슴수술은 이런 잔혹사를 거쳐서 만들어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안다면 조금 더 믿음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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