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리학자들이 경마장에서 배팅한 사람들의 심리를 연구한 적이 있다. 경마장 마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과 막 마권을 구입하고 배팅을 마친 사람 중에서 어떤 그룹이 우승마에 대한 확신이 강할까? 후자 쪽이 우승마에 대한 확신이 전자 쪽보다 훨씬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마뿐만 아니라 모든 일반적인 행위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취소할 수가 없을 때는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강하게 믿게 된다. 그리고 그 확신을 주변 사람에게도 강하게 전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저렴한 가격의 껌과 과자, 음료수 같은 제품을 구입할 때보다 자동차나 아파트 등 고가 제품을 구입할 경우에 더 심해진다. 자신이 산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스스로 자기 최면을 걸어 자기를 보호하는 보호막을 치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받기 전에는 불안해하고 걱정을 한다. 그러나 일단 성형을 한 다음에는 한결 같이 성형 찬성론자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성형이 얼마나 좋은지 알리는 ‘성형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는 묘하다. 설령 성형을 통해 불만스러운 점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친구나 지인에게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런 심리는 성형 부작용도 견디기 힘든데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타인들이 손가락질 하지나 않을까 하는 방어적 마음에서 출발한다. 자기 합리화의 일종이다.

비즈니스의 전문가들은 큰 거래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바로 직전에 그 계약을 한 사람이나 사장에게 조언을 구하지 말라고 한다.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판단이 이미 주입됐기 때문이다.

성형도 마찬가지다. 방금 성형을 받은 사람에게 성형을 할지 말지 물어본다면 십중팔구는 성형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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