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곧 미덕’인 요즘 사회는 무서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일찌감치 ‘외모지상주의’에 빠진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놀이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얼평’(얼굴평가)이다. 온라인 카페 등 커뮤니티, 최근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진을 올리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외모를 평가받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 주로 “16살 여자 얼평 부탁드립니다” 같은 제목과 사진을 올린다.

1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얼평 메뉴가 따로 개설되고 인터넷방송국 bj들은 아예 얼평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내세우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외모에 관심이 커지는 청소년 시기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맞물린 결과가 ‘얼평’이라고 지적한다. 얼굴에 점수를 매기는 자체가 외모가 중요하다는 걸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른 생김새를 평가하면서 학생들이 외모지상주의를 학습하게 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성형외과를 찾아 수술을 고려하는 청소년도 부쩍 늘었다. 대표적으로 ‘쌍꺼풀수술’을 들 수 있다. 과거 고교 졸업선물로 많이 이뤄진 쌍꺼풀수술은 이젠 ‘중학교 졸업선물’로 내려갔다. 아이들은 ‘10대 시절의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다며 고등학교 입학 전 겨울방학, 쌍꺼풀수술을 조른다. 수술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쌍꺼풀테이프나 쌍꺼풀액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만들고 다니기도 한다.

실제로 눈성형은 15세 이후에는 받아도 큰 문제는 없다. 없던 쌍꺼풀이 자연히 생기는 경우가 드물고 해부학적으로도 안검구조가 성인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성숙한 정신연령과 또래문화 속에서 ‘유행처럼’ 성형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수술 후 결과와 관리를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유행하는 눈을 따라갔다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SNS 스타들도 성형을 쉽게 생각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들은 연예인보다 가깝게 느껴지면서도 예쁜 외모로 일종의 ‘뷰티 멘토’처럼 여겨진다. 자신이 선망하던 SNS 스타들이 성형을 받았다는 이유로, 혹은 특정 병원을 선호한다는 이유로 수술을 결정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런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모 등 보호자가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사춘기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외모’다. 과거 화장이나 헤어스타일링 정도에 그쳤던 것과 달리 요즘엔 너무나도 쉽게 성형수술을 선택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아이들은 이미 어른들로부터 아름다운 외모가 주는 사회적 이점을 학습 받았다. 약간의 콤플렉스를 손보고 자신감을 찾기 위한 성형이 아닌 아름다움만을 좇아 성형을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아이들의 외모지상주의를 타파하려면 어른들부터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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