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 전문인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 중 하나가 가족들이 비싼 화장품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크림이나 기능성 에센스 한통에 수십만원을 호가하고 마스크팩은 장당 수만원 대에 이르지만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비싼 화장품으로 관리하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화장품으로는 피부 보습기능을 제외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를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끊임없이 신상 화장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에센스-로션-페이셜크림 등 나뉘는 제품은 결국 점성의 차이다. 아무리 비싼 화장품이라고 하더라도 원료는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비싼 크림을 아껴 바르는 것보다 좋은 원료로 만든 중저가 보습크림을 듬뿍 바르는 편이 유리하다.

피부를 바꾸려면 의학적인 치료가 답이다. 비싼 아이크림을 한 달 내내 쓰는 것보다 눈가 보톡스를 맞는 것이 합리적이면서도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화장품 효과는 미지수이지만 보톡스는 효과가 6개월간 유지된다.

많은 사람들이 에스테틱이나 스파에 다녀오거나 고가의 화장품을 듬뿍 바른 뒤 피부가 좋아진 느낌이 드는 것은 일종의 보습 효과인 ‘틴달 효과’ 때문이다. 각질에 수분이 닿으면 반투명 젤처럼 변해 기미나 잡티가 옅어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지속시간은 3~4시간 정도다.

피부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방어기관’이라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에스테틱에서는 ‘피부 속에 영양을 줘야 한다’고 하고 화장품 회사도 ‘성분 흡수율을 높였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일종의 상술에 가깝다.

화장품 속 유효성분은 분자 크기가 크고 물에 녹지 않아 진피 아래에 형성된 콜라겐 영역까지 뚫고 들어갈 수 없다. 영양은 피부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실핏줄로 공급된다. 만약 영양을 피부 속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피부에 들어가 우리 몸에 해를 끼쳤을 것이다.

이른바 ‘돈값’ 하는 화장품으로 꼽히는 것은 ‘자외선차단제’다. 선크림의 효과는 자외선을 차단해 노화를 막고 피부암 등의 문제를 예방한다. 반면 다른 화장품 속 성분들은 실제로 기대하는 만큼 기능성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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