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미혼 여성들은 산부인과 가기를 꺼려한다. 가장 큰 장애물은 오해로 인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미혼여성 혼자 산부인과에 들어서는 그림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궁출혈, 각종 질염부터 자궁경부암, 난소암에 이르기까지 꼭 치료해야 할 병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생리를 한다. 생리 주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21~40일 정도의 생리주기를 벗어나면 이상이 있다고 진단한다.

생리불순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난소에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경우, 갑상선 기능장애,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 난소종양, 과도한 다이어트나 비만으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3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무월경’인 경우도 진찰을 받아봐야 한다. 심한 다이어트 등도 무월경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때로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의 병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생리를 하고 있는 여성의 60~70% 이상이 생리통을 경험한다. 그러나 생리통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평소보다 통증이 심하거나 생리 양에 변화가 있다면 자궁에 혹이 생기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등 자궁과 관련된 병과 주로 난소에 종양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생리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경우에도 자궁 발육이나 난소 기능 등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자궁과 난소관련 질병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서 더욱 위험하다. 출혈, 복통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몸의 변화를 잘 살피며 정기 검진으로 초기에 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결혼하지 않았다고, 성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생리 이상이나 비정상적 신체 변화가 나타나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찰을 받아야 한다. 감기에 걸렸거나 배가 아프면 병원을 찾듯 산부인과에 가는 것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움말=진찬희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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